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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omzy 기록

SNS 계정을 닫았던 사람이 SNS를 만드는 이유

몇 년 전 SNS 계정을 닫았습니다.

피드를 여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된 시기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koomzy를 개발 하기 이전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SNS를 만드는 회사에 다녔습니다.

당시 회사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고, 점점 임금이 밀리기 시작해 퇴사했습니다.
그 뒤 카페를 열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가 전 세계를 휩쓸었습니다.

카페를 열기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이후 저는 제가 만든 세상에 갇혀 무기력하게 지내기 시작했습니다.

 

피드에 올리는 글들과 실제 하루 사이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는 보기 좋은 것이 많이 올라옵니다.
재미있는 것, 맛있는 것도 있고 명상이나 운동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래도 그때 제 피드를 채운 건 잘생기고 예쁜 사람, 잘 차린 식사, 잘 풀리는 일상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외모를 부정하는 것도, 그런 콘텐츠를 올리는 사람이 잘못했다고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저 또한 조회수를 얻기 위해 고려했던 부분이니까요.

 

다만 하루하루를 겨우 넘기던 저에게는 그 화면과 제 현실의 차이가 크게 보였습니다.
볼수록 제 상태가 더 나빠졌습니다.

그래서 계정을 닫았습니다.

 

이건 제 개인의 의지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부분의 SNS는 반응이 많이 붙는 게시물을 더 멀리 보냅니다.

반응이 많이 붙는 것은 대개 잘된 결과물입니다.


그러다 보니 과정, 특히 잘 안 풀리는 과정은 올릴 이유가 줄어듭니다.

위로도 있지만 비난도 있고 질책도 있는 것이 온라인이니까요.

 

습관 책과 명상 책으로 안 됐던 것

다시 일어나 보려고 습관과 명상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도움이 된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책에서 알려 주는 내용과
실제로 제 일상을 다시 세우는 것 사이에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책은 무엇을 하라고 알려 줍니다.

 

그러나 그걸 해낼 상태가 아닐 때는 그 목록이 할 일 하나를 더 얹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명상 사이트에서 시작했다가

 

처음 생각은 명상 이야기를 올리는 작은 사이트였습니다.
그리고 무엇을 올릴지 정리하다 보니 질문이 바뀌었습니다.

 

필요한 건 해야 할 일을 하나 더 주는 곳이 아니라
하나씩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는 수단, 혹은 공간이었습니다.

 

그렇게 보니 필요한 것이 차례로 이어졌습니다.

  • 먼저, 아무도 보지 않아도 되는 혼자 기록할 곳
  • 기록이 쌓이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구조
  • 원할 때 몇 사람과 같이 해 볼 수 있는 소모임
  • 그 바깥에, 읽기만 해도 되는 공개 커뮤니티

결과적으로 명상 사이트는 만들지 않았습니다.

 

대신 기록과 SNS, 소모임을 한곳에 둔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또 하나의 커뮤니티처럼 보이지만, 출발점은 커뮤니티가 아니라 혼자 쓰는 기록입니다.

저는 아래 원칙을 정했습니다.

 

강요하지 않는다.

기록을 공개하라고, 사람을 모으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친구를 추가하라고도 하지 않습니다.
「나만의 공간」에 쓴 기록은 비공개이고, 공개 피드로 자동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스스로 찾게 한다.

혼자 기록하기, 길드에서 함께하기, 커뮤니티에 공개하기 중 어디서 멈춰도 됩니다.
다음으로 넘어갈지는 쓰는 사람이 정합니다.

 

과도한 자극은 뺀다.

홈에 순위표, 팔로워 랭킹, 조회수 점수를 두지 않았습니다.
반응 숫자는 기본으로 숨겨 둡니다. 반응을 없앤 것은 아닙니다.
도움이 된 글에는 「유용해요」를 남길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숫자로 사람을 줄 세우지 않습니다.

지금 만들고 있는 것

 

Koomzy는 이 원칙으로 만들고 있는 아카이빙 SNS입니다.

 

혼자 기록하는 데서 시작하고, 원할 때만 소규모 길드로 넓힙니다.

이 블로그에는 만들면서 정한 것과 그 이유를 적어 나가겠습니다.

 

지금 쓰는 SNS가 오늘 하루를 기록하기 편한 곳인지, 보여 주기 편한 곳인지 한 번 생각해 볼 만합니다.
둘은 생각보다 다른 일입니다.

 

 

https://koomzy.com

 

KOOMZY

혼자 기록하고, 함께 성장하는 아카이빙 SNS. 오늘을 기록하고, 내일을 함께 만듭니다.

koomzy.com